[EBS 저녁뉴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소설 '빨강머리 앤'. 소설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영화와 드라마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는데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늘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녀, 앤 셜리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이상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깡마른 몸, 빨간 머리의 앤 셜리.
1908년 출간된 '루시 모드 몽고메리'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이곳저곳 전전하며 힘들게 살아온 앤이 실수로 커스버트 남매에게 입양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늘 외로웠던 앤에게 처음으로 가족이 되어준 매튜와 마릴라,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영원한 친구의 맹세를 나눈 다이애나까지 앤은 이들과 함께 조금씩 성장해갑니다.
“세상에는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죠?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멋진 일이기도 해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니까요.”
엉뚱한 상상력과 긍정적인 태도로 주변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앤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 '빨강머리 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다양한 일러스트 작품과 애니메이션, 대형설치작품 등을 통해 '빨강머리 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지성욱 대표이사 / 미디어앤아트
"30~40대 연령의 관람객에게는 서사적인 느낌의 감성을 일깨워줄 수 있고, 10~20대 젊은 층에게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뉴트로형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빨간머리 앤을 다양하게 해석한 작품들을 보며 관객들은 앤과 함께 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인터뷰: 이은영 / 서울 성수동
"어렸을 때 만화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래서 꼭 와보고 싶었던 전시라고 생각했고요. 어렸을 때 추억도 새록새록하고 (최근에) 틀어진 친구들이 있는데 빨강머리 앤하고 다이애나의 우정을 보면서 그 친구들 생각도 많이 했고요."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마련했습니다.
앤이 스스로를 친구 삼아 다정한 말을 속삭였던 것처럼 책장 속에 들어가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남겨보고, 자신만의 콤플렉스를 종이에 적은 다음, 지우개로 지워버리면서 조금 홀가분해지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민 / 경기 의정부시
"앤한테도 주근깨도 콤플렉스고 그랬잖아요. 저도 콤플렉스가 엄청 많은데 딱 한 가지만 써봤는데 그래도 한 번 써보니까 나름의 콤플렉스를 떨쳐버린다, 잠깐 동안이라도 떨쳐버린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소녀들의 영원한 친구 '빨강머리 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까지 계속됩니다.
EBS뉴스 이상밉니다.